예쁘고 조용했던 절 _ 석남사 (도깨비 촬영지)
아름다운 산속의 절 / 석남사

몇해전 여름 너무 덥고 심심하던 어느날
시원한 산속 조용한 절을 찾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알아보고 가게 된 절은
유명하지 않아서 정보도 별로 없었다.
산으로 차를 몰고 가는 길에는 포장도 제대로 안되어 있고, 길은 여름날에 공사 중이라서 질퍽질퍽 엉망이었다.
이런 길을 따라 올라가면 진짜 절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산길에는 개울물이 흘러서 군데군데 아는 사람만 찾는 듯 돗자리를 펴고 쉬고 있는 어르신들도 계셨다.

그렇게 찾아 올라간 끝에 절에 도착.
기대를 안했기 때문일까?
작고 조용한 절이 산기슭을 따라 수직으로 긴 계단을 늘어뜨리고 자리해 있는 절은
매우 아담하고 정갈한 가운데 기품이 느껴졌다.


게다가 절 입구에 강아지 두 마리가 신나게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고,
뜰에는 다람쥐도 보여서 기분이 매우 좋았던 기억이 있다.

대웅전은 절의 맨 끝, 산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일품이다.
절을 둘러싸고 있는 겹겹의 산들이 병풍처럼 아름다웠다.
갑자기 찾은 절에서 매우 만족을 느꼈다.
계절마다 찾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러고 얼마 후 "드라마 도깨비"가 방영되었고,
드라마의 낯익은 공간이 바로 그 절 '석남사'에서 촬영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만 알고 싶은 절인데, 드라마에 나왔으니
반갑기도 하지만 불안감이 스윽~
2020년의 석남사 ▼▽▼▽▼

어제는 답답한 마음에 오랜만에 그 절을 다시 찾았다.
안성의 산속에 있는 그 절
겨울에 앙상함 속에서도 여전히 아름답지만,
사람이 많았다.ㅜㅜ
게다가 절 중간 중간에 '도깨비 촬영지'라고 쓰여 있는 간판들이 아주 별로다.ㅡㅡ
개인적으로 뭔가를 촬영하는 사람도 여럿 있어서 산만하다.
올라가는 길도 아스팔트로 넓게 깔렸고, 작은 카페도 생겼다.
여긴 이제 관광지구나..싶다.
절의 고요함과 기품이 사라졌다.
예전에 우리를 반겨주던 마당에 개들은
큰 견사로 옮겨져 갇혀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경계하며 짖는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이곳만큼은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이기적인 것일까?
산속의 물소리와 맑은 공기는 그대로지만
북적이고 연예인 얼굴이 걸린 절을 다시 찾게 될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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